일전불사?
영화 한반도 시사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극장 앞은 한 마디로 대성황이었다. 상반기에만 50여 편이 쏟아져 나온 유례없는 한국 영화 다산의 시대에 한 편 시사회가 이렇게 많은 인파를 모으기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순제작비 100억 원을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이자 상반기 한국 영화의 부진을 씻어줄 기대작이라는 소문 때문이기도 했지만 지난 10여 년 충무로 파워 맨으로 자리 매김 해 온 강우석 감독에게 보내는 영화인들의 애정이 보였다. 시사회 전 무대인사도 들뜬 분위기였다.
차인표가 자신을 영화계의 안정환이라고 하자 강 감독은 배우들이 연기보다 말을 더 잘해요라고 받아쳤다. 그리곤 차인표 옆 조재현을 가리키며 연기 잘 한다고 캐스팅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의) 연기가 좋았다면 전적으로 연출력 덕분입니다라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관객들의 왁자한 박수와 웃음으로 시작한 영화 한반도는 그러나, 아쉽게도 참을 수 없는 무거움의 영화였다.
민족주의와 반일이라는 당초의 주제 의식을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짓누른 무거움의 정체가 단지 주제 때문이 아니라 주제를 어떻게 풀어내는가하는 문제였기에 더 답답했다. 영화 실미도의 1000만 흥행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사에 숱한 재미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온 강 감독의 영화에서 영화라는 장르가 그 어떤 것을 주장해도 잃지 말아야 할 기본이 즐거움이라는 것을 확인받는 것은 새삼스러움을 넘어 당혹스러웠다.
한반도의 배경은 가상의 가까운 미래.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경의선 철도 개통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가 열리지만, 일본이 1907년 대한제국과 맺은 조약을 근거로 경의선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이 자기네 나라에 있다며 철도를 개통하면 차관 약속과 각종 기술 제공을 해주지 않겠다며 딴지를 건다.
일본과 맞서 싸울 생각으로 골머리를 앓던 대통령(안성기)은 조약문서에 찍힌 도장이 고종이 은밀하게 만든 가짜 국새여서 효력이 없다는 재야 사학자(조재현)의 주장에 동조하고 마침내 직권으로 진짜 국새를 찾기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반전을 도모한다. 반일외교주의자인 대통령에 맞서 국새 무용론을 펼치며, 무대뽀식 외교에 맞서 현실적 외교 협력을 주장하는 총리(문성근)와 국가정보원 서기관(차인표)의 활약이 교직된다.
한일관계라는 민감한 국제문제를 청와대국정원이라는 가장 강한 제도권 공간 속 엘리트 리더들의 세계관을 한 축으로 하고 재야 사학자라는 비 제도권 주인공의 맞대응을 또 다른 한 축으로 녹여 낸 상상력이나 일촉즉발의 한일 해상전 같은 스케일에서는 경계를 허물며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강 감독 특유의 자신감, 호쾌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문제는 디테일이었다. 2시간 반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드라마 속에 녹아들지 않고 마치 선전 선동의 언어처럼 파편화되어 부서졌다. 말의 난무가 문제가 아니라 비현실적 상황에 따른 단선적인 캐릭터의 묘사가 문제였다. 대통령의 캐릭터는 너무 완고해서 박제된 듯 했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견지했다가 나중에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음모가가 되어 버리는 총리의 캐릭터도 종잡을 수 없었다.
국새 하나로 한일관계가 좌우된다는 설정도 거칠고 여기저기 장치한 계기들 역시 현실성이 없다 보니 배우들의 대사는 느끼는 언어가 아닌 주장하는 언어가 되어 버린 것. 현 시점과 대비되는 100여 년 전 명성황후 시해나 고종의 묘사도 학술적 진위 여부를 떠나 긴박하게 겹치지 못했다.
영화는 직설적인 투사의 언어가 아니라 은유적인 감성의 언어가 지배하는 예술장르이지만, 강 감독은 기존 영화들에서 독특한 직설 미학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반도는 이전 그의 영화들과는 분명 다른 지점에 서 있다. 7월13일 개봉. 15세 이상.
影片《韩半岛》试映会于26日下午在首尔钟路首尔电影院拉开帷幕,吸引大量影迷前来观看。仅今年上半年就有50多部韩国电影上映。在这个影片大量上映的时代,一部电影试映会吸引这么多人实属罕见。《韩半岛》是一部仅制作费就投入100亿韩元的大片,被视为能扭转上半年韩半岛电影不振状态的令人期待的作品,被观众寄予厚望,这也表现出电影人对过去10多年创出“忠武路超人”的名堂的康佑硕的支持。试映会前进行的上台致谢活动也在轻松的气氛下进行。
车仁表把自己比喻成“电影界的安贞桓”。对此,康佑硕说:“演员们说话比表演更好。”他指着车仁表旁边的赵在铉说:“我听说他的演技很好,所以邀请他加盟,但其实不然。如果(他)演得好,完全是因为我的执导能力出色。”他的话令现场观众捧腹大笑。但在观众的掌声和笑声中拉开序幕的《韩半岛》却让人感受到“难以忍受的沉闷”。
虽然不是不知道影片的主题是“民族主义和反日”,但在观看影片的过程中始终挥散不去的沉闷感并不仅仅来自电影主题,还有就是“如何解开主题”的问题。康佑硕凭借影片《实尾岛》,创下了1000万人次的票房纪录,在韩国电影史上留下了无数“有趣”的作品。但在康佑硕的电影中确认“电影无论表达什么主题,都不能失去快乐这个基本”,多少让人感到意外。
《韩半岛》的故事发生在接近虚构的未来。因南北关系得到改善,迎来了京义线铁路开通的历史时刻,而日本根据1907年与大韩帝国签署的条约,主张关于京义线运营的所有权限都归属日本,并威胁说,一旦开通铁路,就不提供贷款和各种技术。
鉴于这种情况,总统(安胜基饰)准备找借口向日本开战。这时在野史学家(赵在铉饰)主张,条约上盖的图章是高宗秘密雕刻的假国玺,没有效力。他的主张立刻得到了总统的认可。总统成立寻找真国玺的“委员会”,试图推翻日本的主张。而总理(文成根饰)和国家情报院书记官(车仁表饰)与反日外交主义者总统针锋相对,提出国玺无用论,并针对“强硬外交”,主张在外交上寻求合作。
导演以青瓦台和国情院领导人的世界观为一个轴,以在野史学家这一非制度圈的主人公为另一个轴,解读了韩日关系这一敏感的国际问题。在这种想象力和一触即发的韩日海战中能够感受到康佑硕导演独特的自信和豪放气质。
但问题出在细节上。在长达2小时30分的时间里,演员的台词没有融入到影片中,就像宣传、煽动语一样没有连贯性。不是因为“话”太多,而是不现实的角色描写令人很难接受。比如,总统这一角色过于顽固,就像一个人形标本。而起初坚持合理、冷静的观点,最后变成不择手段的阴谋家的总理角色也让人摸不清楚。
而且一个国玺左右韩日关系的设定过于粗糙,埋下的伏笔也缺乏现实感,所以,演员的台词很难引起观众的共鸣,成为“主张的语言”。对100多年前明成皇后被害和高宗的描述也缺乏真实感,未能紧密地重叠。
电影不是诚实的斗士的语言,而是由隐喻的“感情语言”支配的艺术形式。在以往的电影中,康佑硕给观众展示了独特的“直言美学”,但《韩半岛》与以往作品全然不同。该片将于7月13日上映。15岁以下禁止观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