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邮局被拆了》- 郑善浩
오래된 우체국을 인부들이 허물고 있다
몇 십 년 동안 동네 입구에 서서
제비들 세상과 교신을 맡아 수없이
날아다니던 곳,
이젠 수명 다하여 재건축 위해
그동안 받고 보냈던 편지만큼의
먼지 날리며 허물어지고 있다
제비들이 떨어지는 먼지들 물고
지구를 떠나 달을 향해 간다
달에서 먼지 긁어모아
화성과 목성, 그보다 멀리 있는 별들과
지구와의 교신을 위해 계수나무 옆
공터에 우체국을 짓고 있다
우주의 모든 생명들이 누구나
편지를 적을 펜 만들기고 하고
편지를 보낼 초고속 우주선을 만들고 있다
또 과거 우주인들 지구인들에게
편지 보낼 수 있게 타임머신 만들고 있다
- 정선호의《우체국이 헐리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