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桶水》- 나희덕
가시는 꽃과 나무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에 또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찔리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제 속에 자라나는 가시를 발견하게 된다.
한번 심어지고 나면 쉽게 뽑아낼 수 없는
탱자나무 같은 것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뽑아내려고 몸부림칠수록 가시는 더
아프게 자신을 찔러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후로 내내 크고 작은 가시들이 나를 키워왔다.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를 괴롭히는 가시는 있기 마련이다.
- 나희덕의《반통의 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