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C 밀란이 유럽축구 왕중왕이 됐다.
AC 밀란은 24일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잉글랜드의 리버풀을 2-1로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에 연루돼 국내리그 우승을 사실상 포기한 채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한 결과였다.
2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도 두 팀은 맞붙었다. 당시 AC 밀란은 전반전을 3-0으로 앞선 채 마쳤으나 후반 초기 6분 동안 3골을 잇달아 내준 뒤 결국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맞붙은 당시의 결승전은 두 팀에는 각각 악몽과 기적.
경기 시작 전 AC 밀란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전날의 심리 조절이 중요하다. 2년 전 패배가 솔직히 영향을 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런 부담을 잘 견뎌온 고참 선수들이 많다. 경험이 우리에게 우승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을 강조했던 안첼로티 감독은 결국 최전방 공격수에 노장 필리포 인차기(33)를 투입했다. 킬러 본능을 지닌 인차기와 힘 있는 젊은 피 알베르토 질라르디노(25) 중 누가 공격을 맡을 것이냐는 큰 관심사였다.
AC 밀란의 구단주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는 상대를 휘저을 수 있는 질라르디노를 선발로 내세우는 것이 옳다며 안첼로티 감독을 압박했지만 선발 투입된 선수는 인차기였다.
AC 밀란은 전반 45분 안드레아 피를로가 찬 프리킥이 인차기의 왼쪽 어깨에 맞고 골로 연결돼 기선을 제압했다. 인차기는 후반 37분 밀집수비를 헤치며 두 번째 골을 넣어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였다. 리버풀은 후반 44분 디르크 퀴에이트의 헤딩골로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AC 밀란은 통산 7번째 챔피언에 오르며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가 갖고 있는 역대 최다우승(9회) 기록에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