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찬성? 반대? 범여권 중구난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조공 협상이다.(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
개방하지 않고 한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라.(통합신당모임 강봉균 의원)
한미 FTA 협상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 문제가 올해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천 의원 등 범여권 대선 예비 주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반대파, 강경 투쟁으로 존재감 높이려=한미 FTA를 둘러싼 정치권의 찬반 지형은 민주노동당과 천 의원 등 민생정치모임, 김 전 의장 등 열린우리당 내 재야파가 강경 반대, 한나라당이 원칙적 찬성이고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은 내부 혼선을 빚고 있는 모습이다.
반대 진영은 단식농성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최대한 쟁점화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협상 타결 뒤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면 지금보다 반대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천 의원은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26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며 27일에는 김 전 의장이 국회 본청 안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임종인 의원도 이날 국회 본청 입구에서 협상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이들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반대 등을 고리로 연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이날 단식 중인 천 의원을 찾아 연대를 제안했다. 천 의원 측은 협상이 타결될 경우 전국을 돌며 가두 투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통합신당모임은 중구난방=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은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날 정세균 의장은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국회로 불러 쌀 양허 제외를 비롯해 한미 FTA 협상에서 지켜야 할 사항과 얻어야 할 사항이 담긴 의원들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채수찬 의원은 당내 여러 견해가 있는데 일부 의원의 성명서를 지도부가 당 전체 의견인 것처럼 정부에 전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정 의장을 비판했다. 정장선 의원도 이날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데 극단적인 선택이 도움이 되느냐며 김 전 의장 등을 비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이날 천 의원의 단식 장소를 방문하고 나오며 협상 시한에 쫓기는 것은 옳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FTA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내부 혼선은 통합신당모임도 마찬가지. 모임 소속 강봉균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선진화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정치집단은 글로벌 세계경제에서 살아나려는 의식이 상당히 결여돼 있다며 한미 FTA 반대파를 비판했다.
그러나 조배숙 의원은 이날 개인 성명을 내고 한미 FTA 협상이 설사 타결된다 해도 국회 비준 동의 반대에 제가 앞장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신당모임은 28일 인천 강화도 국회연수원에서 전체 의원 긴급 비공개워크숍을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한미 FTA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 의견이지만 반대 여론을 의식해 최종 협상 결과가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포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양국이 윈윈이 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체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